재미동포 1.5세인 그는 현재 미 캘리포니아주 오렌지 카운티에서 2억5000만 달러(약 3107억원) 규모의 곡물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그가 운용하는 칼라트라바 펀드는 세계 6000여 개의 주요 헤지펀드 정보를 제공하는 ‘바클레이 헤지’의 평가에서 2007년 93%의 수익률로 곡물 펀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또 최근 평가에서 이 펀드는 3년간 연평균 51%의 수익률로 전체 자유재량권 헤지펀드 부문 3위를 기록했다. 그는 세계적 곡물 메이저인 카길에서 8년간 농산물 수출과 선물 거래를 담당한 뒤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12년간 선물 트레이더로 일했다. 회사 이름 미스핏(Misfit)은 ‘괴짜’란 뜻을 가지고 있다.
-2월 이후 원유와 구리·대두 등 각종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 계속 오르겠는가.
“순전히 세계경제에 달려 있다. 세계경제가 좋아지면 곡물과 원유를 중심으로 상품 가격이 오를 것이다. 만약 경기가 지난해 하반기와 같이 또다시 추락한다면 상품 가격은 폭락할 수밖에 없다.”
-세계경제가 회복한다면 어떤 원자재가 많이 오를 것으로 보는가.
“원유나 난방유와 같은 에너지 상품들이 좋아 보인다. 원유는 배럴당 100달러까지 금세 오를 수 있다.”
국제 유가는 지난 2월 이후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2월 13일 배럴당 34달러를 기록했던 서부텍사스유(WTI)는 12일 5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3개월 만에 70% 올랐다.
-최근 대두와 같은 일부 곡물 가격이 급등했다. 곡물 시장은 어떤 상황인가.
“곡물 가격은 두 가지 변수에 따라 움직인다. 첫째는 원유 가격이다. 원유 가격이 오르면 곡물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 연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 곡물 가격이 오른다. 다른 하나는 최근 6개월간 아르헨티나에서 발생한 심각한 가뭄이다. 이로 인해 아르헨티나의 대두 생산은 32% 감소했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3위의 대두 생산 국가다.”
-원유와 곡물 중 어느 게 더 전망이 좋은가.
“세계경제가 회복된다면 원유가 더 좋은 투자 대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면 곡물이 더 좋다. 현재 미국의 원유 재고량은 13년 만에 최고치다. 그런데도 원유 가격이 오르는 것은 세계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미리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대가 무너진다면 원유 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곡물은 수급 측면에서 원유보다 좋다. 아르헨티나의 가뭄 때문에 공급이 달린다. 따라서 세계경제가 좋아지지 않아도 곡물의 하락 폭은 원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을 것으로 본다.”
이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