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그룹이 상반기 중 LED조명시장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조명업계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본지 1월 14일자 9면 보도) SK그룹은 최근 LED시장진출과 관련해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마련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SKC는 LED사업을 총괄하고, SK C&C, SK케미칼, SK텔레시스 등 계열사들은 소재개발과 판매망 구축에 참여하게 된다. 특히 SK는 삼성이나 LG와는 달리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LED조명사업에 우선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존 조명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조명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LG이노텍이나 삼성LED의 경우에는 주로 LED칩이나 패키지 제조·생산과 판매에 주력해왔다”며 “물론 자사 조명제품이 있기 했어도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의 경우, 10여개 총판을 선정해 자사의 LED조명제품을 시장에 유통시키겠다는 전략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무게 중심이 조명분야로 넘어온 것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LG이노텍도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까지 발표된 LG이노텍의 투자계획의 대부분은 LED칩이나 패키지 생산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이나 LG의 경우에는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LED TV와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자체 수요를 감당하기에도 벅찬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때문에 당분간은 조명시장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하지만 SK그룹의 LED시장참여 방식은 이들과 다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K그룹의 LED시장진출을 총괄하는 SKC는 KS인증이나 고효율인증, 차별화된 각종 특허를 획득한 중소기업과의 제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우선 우수한 중소기업 제품을 자사의 브랜드와 유통망을 통해 공급함으로써 LED조명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겠다는 생각이다. 제조·생산은 중소기업이 유통·판매는 SK가 맡는 분업적 제휴방식이다. 기존 조명업계로서도 새로운 유통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품을 수 있기 때문에 SK와의 제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몇몇 조명기업들은 이미 SK 사업방향을 듣기위해 관계자와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거나 이미 제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명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삼성이나 LG는 LED수요처를 확보하는 차원에서 조명시장에 문을 두드렸다면, SK는 거꾸로 조명시장 진출을 우선 염두에 두고 이에 필요한 광원기술 확보에 나서는 것이어서 업계의 미칠 파장은 오히려 더 크다고 본다”며 “특히 순수한 자사 개발제품이 아닌 우수 중소기업 제품을 유통하겠다는 전략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SK에 대해 기대의 목소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 방식이야 어찌됐던 SK도 대기업인데, 결국 대기업이 중소기업 경쟁품목인 LED조명시장에 뛰어들겠다는 것 아니냐”며 “초기시장 확대를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정부가 공공기관 입찰에도 50%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한 상황에서 계속 대기업이 참여하게 된다면 중소기업은 살아남을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결국 기존 조명업체들은 대기업의 하청기업으로 전락하는 신세가 될 것이라는 우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