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한국광물자원공사가 1995년 이후 16년간 440억원을 투입할 정도로 공들인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와이옹 월라라 탄광개발이 무산될 위기에 놓여있다.
국내기업이 처음으로 운영권을 확보한 이 프로젝트에 들인 돈과 열정이 물거품으로 변하는 ‘초라한’ 성적표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NSW 주정부는 지난달 4일 ‘채광에 따른 지반 침하 및 생태계 변화 등 환경 영향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광물자원공사의 와이옹 유연탄 개발사업의 채굴허가를 거부했다. 광물자원공사는 이에 대해 즉각 NSW 주정부를 항의방문해 같은달 14일 재심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광물자원공사가 와이옹 탄광개발사업에 뛰어들었던 1995년부터 16년간 NSW를 집권했던 노동당이 지난달 26일 치러진 주의회 총선에서 참패했다.
노동당은 전체 하원의석 93석 중 17석을 확보하는 데 그쳤으며, 자유당과 국민당 등 야당이 힘을 합친 자유국민연합이 65석을 확보하는 압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자유국민연합을 이끌었던 배리 오파렐 자유당 대표가 신임 NSW 주총리 자리에 앉았다.
당시 채굴허가를 거부했던 계획개발부(계획인프라부) 장관도 지난 3일 자유국민연합 내각이 공식 출범함에 따라 브래드 해저드 의원이 새로 임명됐다.
당초 노동당은 선거 막판 지지율 급락으로 표를 의식한 각종 선심성 공약을 서둘러 발표하는 등 다급한 모습을 보였다.
광물자원공사의 와이옹 탄광 채굴허가 거부도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 달리 말하면 노동당을 제외한 야당과 현지 주민 모두가 와이옹 탄광 채굴에 반대하고 있다는 뜻이다.
당시 주의회 녹색당 소속인 케이트 패어먼은 “주정부의 채굴허가신청서 기각은 올바른 것”이라고 논평하는 등 이미 자유국민연합은 수차례에 걸쳐 와이옹 탄광개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광물자원공사는 노동당의 정치적 조치에 일방적으로 당했다고 주장하며 총선 후 새로운 정부가 출범하면 재허가 신청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그리 희망적이진 않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현지 공관의 보고에 따르면 새로 집권할 자유국민연합은 자원이나 환경분야에 있어 주민들의 의견을 전 정권이었던 노동당보다 더 많이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현지 주민들의 여론도 좋지 않을뿐더러 새로 집권하는 자유국민연합의 정치성향상 탄광 채굴권을 되찾기는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만약 허가 재취득이 불가능해진다면 광물자원공사는 개발을 포기하고 탄광개발권과 자산을 매각해 투자금을 일부 회수애햐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광물자원공사가 2009년 조사단계에서 사업을 중단한 캐나다 나이프레이크 동광사업의 경우에도 1221억원을 투자했지만 회수된 비용은 32억원에 그쳤다.
시드니에서 북동쪽으로 100㎞ 지점에 위치한 와이옹 유연탄광은 연간 450만톤을 생산할 수 있다. 열량이 높고 선탄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되는 장점을 지녔다.
와이옹 탄광개발 투자지분은 광물자원공사가 82.25%의 지분을 갖고있고 SK네크웍스(8.5%), ㈜경동(4.25%) 일본계 기업 소지츠(5%)가 나머지 지분을 보유 중이다.
광물자원공사 관계자는 “현지 주정부가 새로 출범했기 때문에 업무파악 등 인수인계 과정 중이기 때문에 아직 와이옹 탄광 채굴허가권에 대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광물자원공사는 와이옹 외에도 스프링베일, 코카투, 물라벤, 타로보라, 마리, 볼리아 등을 운영하고, 미네르바, 나라브리, 토가라노스, 아데나, 화이트클리프 등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호주에서만 13개 사업에 투자 중이다. 이 중 NSW에서만 6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성수 기자 anthony@e2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