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가 답이다]⑦ 한우제 대표 "VC는 한화 먹거리 발굴팀"

입력 : 2013.05.17 11:22
- ▲ 한우제 한화인베스트먼트 대표
한우제 한화인베스트먼트 대표는 VC가 한화그룹의 향후 성장 동력을 찾는 회사라고 말했다.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중소ㆍ벤처기업이 성장해서 향후 한화그룹과 파트너십을 형성한다면 중소기업과의 상생은 물론 그룹 차원에서의 성장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한 대표의 생각이다.
한 대표는 사는 데 필요한 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 세계 경제가 불안하고, 기업들도 불안한 상황이다. 모든 투자자가 어려운 시기다"라며 "결국 음식이나 제약 같이 사는 데 필요한 산업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바이오 분야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다.
한 대표는 신설되는 코넥스시장이 활성화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국민연금과 같은 기관 투자자들이 엔젤투자로 나서야 엔젤투자 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대기업인 한화의 계열사다. 장단점이 있다면?
"우리 회사를 세운 이유는 한화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우리가 이 사업을 해 큰 돈을 벌면 좋겠지만, 그룹 입장에서 우리에게 원하는 것은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연구하고, 투자하는 것이다. 가령 조그마한 태양광 업체가 있다고 보자. 우리가 이 회사에 투자해 기업을 성장시킨다면 향후 한화에 납품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럴 경우 이 회사는 물론 한화그룹도 시너지(동반 성장 효과)가 나는 것이라고 본다."
-향후 어떤 업종이 유망할 것이라고 보나?
"백 투 베이직(기본으로 돌아가다)이라고 생각한다. 제조업이 살아나기까진 세계 경제가 너무 불안하다. 우리는 수처리나 폐기물 처리 같은 환경 관련 사업과 농ㆍ수산업, 임업 등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장기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관심도 많다. 인프라 사업도 마찬가지다. 가령 동남아시아의 경우 아직 인프라 투자를 많이 해야 한다. 하지만 자금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 때문에 우리가 이곳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여기에서 파생되는 벤처 투자도 병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투자 금액 목표는 얼마 정도인가?
"투자 여력은 PE(사모투자펀드)까지 합해 약 2000억~3000억원 정도다. 올해 VC의 투자액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400억~500억원 정도 될 것 같다. 특히 서울시와 함께 하는 바이오 펀드가 있는데 이 쪽에서 활발하게 투자를 진행하려고 한다."
-바이오ㆍ제약 산업은 어떤가?
"전 세계 경제가 불안하고, 기업들도 불안한 상황이다. 모든 투자자가 어려운 시기다. 이런 상황에서 전통적인 제조 업체들은 고전하고 있다. IT가 급성장하고 있지만, 이 사업은 주도 업체나 산업이 급변할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장기 투자를 해야 하는VC 입장에서 투자하기가 다소 어려운 영역이다. 가령 우리가 들어갈 땐 회사 상황이나 기술이 좋은데 회수할 땐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다. 결국 음식이나 제약과 같이 사는 데 필요한 산업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미국에서 전체 벤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생명공학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0%가 넘는다. 우리나라는 10%가 채 안되고 있다. 앞으로 바이오ㆍ제약 시장은 무궁무진하게 커질 것이고, 우리 제약사들을 상대로 인수합병(M&A)도 많이 일어날 것이다."
-바이오산업은 성과를 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검증도 어렵다.
"사실 바이오ㆍ제약기업들의 기업가치를 보면 지나치게 높게 평가된 게 맞다. 전문가가 지나치게 부족한 것도 맞다. A라는 회사 B라는 제품을 갖고 임상에 들어갈 경우 기술 인력, 회사가 주장하는 성장성, 경쟁사를 전문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게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일반 투자자가 제약 벤처 업계에 투자하는 건 자살행위라고 생각한다. 한화인베스트먼트의 경우 2명의 전문 인력이 있고, 외국 회사와도 같이 하는 사업이 있다. 이 덕분에 상당히 많은 업체들을 분석할 수 있다."
-코넥스 시장에 대해 투자자들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코넥스시장이라는 아이디어가 나온 이유는 VC들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들이 회수가 안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코넥스시장에서 과연 거래가 활발히 일어날 수 있을까? 코넥스시장에 상황이 좋지 않은 회사가 상장할 경우 이미 업계 관계자들은 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과연 이 회사 주식을 이들이 사고 팔겠는가? 설사 일시적으로 거래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유지될 수 있을까? 일단 활성화되기가 만만치 않은 거 같다."
-투자한 회사를 코넥스시장에 상장시키겠는가?
"당장 코넥스시장에 상장시킬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코넥스시장을 대안으로 생각할 거 같다. 다만 이 회사가 코넥스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가치를 평가받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좀 생각해봐야 한다. 특히 우리처럼 포트폴리오에 자산이 많은 회사들은 코스닥시장에 상장시키긴 당장 어렵고, 돈은 회수해야 하는 회사가 있다. 특히 '펀드 만기가 다가온다거나 올해 자금(유동성)을 얻기 위해 이를 회수해야겠다'라고 판단될 경우에는 코넥스시장에 상장시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해외시장 쪽 얘기를 듣고 싶다
"작년에 해외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중국에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던 차이나얼라이언스의 지분 인수를 마무리지었다. 일본의 경우 우리 회사 주주 중에 일본 소액 주주(기관)가 있다. 이 회사랑 같이 펀드 만들려고 진행하고 있다. PE 부문에서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세계적인 펀드와 함께 이 지역을 공략하는 펀드를 함께 설립하려고 준비 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 가치가 너무 비싸고, 경쟁도 치열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쪽에 기회가 많다. 한화인베스트먼트 입장에서는 지금이야말로 해외로 나가야 하는 때라고 생각한다. 혼자 나가기에는 힘든 점이 많기 때문에 해외 물정을 잘 아는 기관과 협력해서 나가야한다는 게 우리 콘셉이다."
-그렇다면 해외 쪽에서도 주로 바이오 업종을 보고 있나?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해외의 경우 전통적인 제조업을 하는 회사들의 기업 가치가 더 매력적이다."
-엔젤투자를 살리겠다는 정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엔젤투자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실 초기 벤처기업은 VC마저 투자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미국의 경우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기업인들이 엄청난 네트워크를 구성해 엔젤 투자를 한다. 이 때문에 초기 기업들이 훨씬 쉽게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이스라엘은 아예 정부차원에서 초기 기업에 대해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획재정부처럼 벤처기업을 전문적으로 육성하는 정부 조직이 있을 정도다. 여기서는 나스닥시장에 기업을 상장시키는 게 국가적인 사명이다. 일단 'VC가 억지로 엔젤투자를 해라' 이런 식은 안 된다고 본다. 국민들의 세금으로 사실 초기 기업에 투자할 수 없는 노릇이다. 다른 대안을 찾아야 연기금이 엔젤투자시장에 들어오고, 더 판이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 회수시장에서 눈 여겨 보는 업체는?
"우리는 올해를 좋게 보고 있다. 회사 이름을 말할 수 없지만 일단 제약 쪽에 1~2개 회사가 있다. IT 소재 쪽에도 2~3개가량 보고 있다. 올해 회수시장에서 이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내년 전망도 좋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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